취업난 속에서도 문 넓어진 영업직 자기 하기 나름… 뛴 만큼 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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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최근 영업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기획·관리직 채용은 줄이고 있지만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영업직 채용은 늘리는 추세다. 업적과 능력에 따라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영업직에 매력을 느끼는 구직자들도 많아졌다.

◇영업직 기피는 옛말=온라인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최근 남녀 취업준비생 1천1백여명에게 영업직 도전 의향을 물었다. 이 중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가 82%나 됐다. 과거 영업직을 기피하던 풍토와 사뭇 달라졌다.

영업직에 대한 관심 증대는 취업난 속에서도 문호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는 것과 관계 있다.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매출 5백억원 이상의 3백2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영업직 및 영업관리직을 채용하겠다는 회사가 1백61개사에 이르렀다.

◇영업직의 전문화=접대나 인간관계로만 제품을 팔던 시대는 지났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까다로운 고객들을 상대하기 힘들다.

제약업계는 영업직을 이제 '의료정보담당자(MR)'로 부른다. 의사나 약사를 상대로 의약품을 팔기 위해선 수완뿐 아니라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해서다.

제약협회는 최근 국내외 4백여 제약회사 중 62개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중 MR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모두 2천~2천7백여명을 뽑을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중외제약·종근당·보령제약·동아제약 등 20여개사는 각각 1백~1백50명의 MR를 채용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의 영업사원도 고학력화·전문화되고 있다.'보험아줌마'가 보험·금융·자산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라이프 플래너'나 '파이낸셜 컨설턴트'등으로 바뀌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상반기 중 보험사 영업인력 채용규모를 각각 1천8백~2천5백명, 3천~4천8백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카드사도 상반기 중 1천여명의 전문영업직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억대 연봉자 속출=직장인의 꿈인억대 연봉을 받는 영업맨들도 늘고 있다. 삼성생명은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설계사가 8백명이 넘는다. 연봉 5억원이 넘는 설계사도 1백여명이나 된다. 파격적인 보상이라면 제약회사도 빠지지 않는다. 대웅제약은 억대 연봉자가 12명이다. 한국BMS는 영업사원들에게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아반떼 승용차를 제공하고 세금과 보험료·기름값도 대준다.

한국얀센은 매년 우수 영업사원 20명을 선발해 연봉의 30~40%를 더 준다.그러나 이 돈은 3년 후에 찾을 수 있는 통장으로 준다. 우수영업사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고급승용차나 임대주택까지 채용조건으로 내걸며 우수 전문영업직 스카우트에 나선 외국계 제약회사들도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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