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 기능에 감성 입혔다 … 일본 판매량 아이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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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엑스페리아 X10’을 디자인한 스즈키 시게이(오른쪽)와 가와이 마키코.

스웨덴의 세계 5위 휴대전화기 제조사인 소니에릭슨이 이달 말 ‘엑스페리아 X10’(이하 X10)을 국내에 선보이며 스마트폰 경쟁에 가세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이 단말기는 올해 초 각종 국제전시회에 공개돼 ‘몬스터폰(괴물폰)’으로 불렸다. 당시만 해도 1기가헤르츠(㎓) 스냅드래건 프로세서와 10.08㎝(4인치)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HW) 성능이어서다. ‘인체공학의 미’를 살린 디자인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단말기를 디자인한 소니에릭슨 일본디자인센터의 스즈키 시게이와 가와이 마키코가 최근 방한했다. 두 사람은 “엑스페리아 X10은 ‘인간 중심의 설계’라는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스즈키는 일본 도쿄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07년에, 가와이는 도쿄 다마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에 각각 소니에릭슨에 합류했다.

-X10 디자인의 특징은.

“휴대전화기 디자인의 설계는 보통 기능이 확정된 뒤에 시작된다. X10은 인간 친화적이라는 주제로 사용자환경(UI) 기능을 만들었다. 이 기능에 감성적인 디자인을 입혔다. ‘인간 중심’이라는 주제를 설정한 휴대전화기는 X10이 처음일 것이다.”(스즈키)

-애플은 아이폰의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배터리 교체 기능을 넣지 않았다는데.

“소비자를 위해 배터리 교체는 가능해야 한다. X10은 배터리 교체도 가능하고 곡선도 살렸다. 두 욕구를 맞추기 위해 배터리와 액정의 사이즈를 결정했다. 특히 뒷면 곡선을 살리려고 카메라 같은 부품을 중앙에 배치했다. X10은 단말기의 기능과 디자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가와이)

-삼성의 수퍼 스마트폰 ‘갤럭시S’ 디자인은.

“X10이 최고라고 자부한다. 다만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더 월등한 혁신 작품이 나타날 것이다. 단말기 사이클은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빠르다.”(스즈키)

-여성에게 인기가 있다는데.

“여성을 비롯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주고객이다. 일본에서 4월 출시됐는데 3주 동안 12만 대가 팔리면서 아이폰의 판매량을 넘었다. 그전까지 아이폰이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었는데, 4월에는 X10이 가장 많이 팔린 기종이 됐다. 여성은 흰색 모델을, 남성은 검은색 모델을 주로 선택했다.”(가와이)

-단말기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나.

“사람의 감정과 인체 스타일에 유기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디자인이다. 특히 앞으론 소비자 개개인의 개성에 맞게 만드는 주문형 디자인이 될 것 같다.”(스즈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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