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작전계획 5055'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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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를 가정한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작전 계획이 처음 공개됐다. 일본은 한반도에 출동하는 미군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작전계획 '5055'를 수립해 2002년 미국과 합의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북한의 무장공작원 수백명이 일본 영토로 침투하는 경우를 가정해 자위대 단독으로 대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작전계획에 따르면 자위대의 주요 임무는 ▶조난당한 미군의 수색.구조 등 미군에 대한 직접 지원 ▶미군의 출격.보급의 거점이 되는 기지와 항만 등의 안전 확보 등이다. 이와 함께 육상 자위대는 미군 기지와 원자력발전소 등 동해쪽 해안에 가까운 주요 시설물 135개소를 경비하도록 돼 있다.

또 해상자위대는 원자력발전소 인근 해상에 호위함과 초계기를 출동시켜 공작선 침투에 대비한다. 부유 기뢰를 제거해 일본 규슈(九州) 북부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해상 수송로도 확보한다. 여기서 기뢰를 제거하는 자위대의 작전지역은 일본 영해뿐 아니라 공해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자위대는 조기경보기로 정보를 수집하고 C130 수송기를 출동시켜 한반도에서 탈출하는 피난민 수송을 지원한다. 이는 1997년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신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한 것이다. 작전계획 '5055'는 향후 10년간 방위정책 전반의 방향을 규정해 일본 정부가 10일 최종 확정한 '방위 대강'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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