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83년 실종 日유학생 "북한으로 납치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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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영국 유학 중이던 1983년 행방불명이 된 고베(神戶)시 출신의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당시 23세·사진)가 북한에 납치됐다고 판단,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고 아사히(朝日) 등 일본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경시청은 이날 70년에 발생했던 일본 여객기 요도호 공중납치 사건에 가담했던 한 범인의 전처(46)에게서 "아리모토를 유인해 북한 공작원에게 넘겨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요도호 관계자가 일본인 납치에 가담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북·일 관계가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경시청은 지금까지 '북한에 의한 납치 용의사건'으로 77년에 니가타(新潟)시내에서 행방불명된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당시 13세) 등 7건 10명을 인정해 왔는데 이번 진술을 토대로 아리모토를 11번째 북한의 납치 피해자로 추가 인정했다.

아리모토는 82년 4월 영국 런던 시내의 어학학교에 유학했지만 귀국 예정일인 83년 8월 9일 가족에게 "귀국이 지연된다"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으며, 10월 중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보낸 편지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이후 88년 9월 역시 스페인 여행 중에 행방불명됐던 일본 남성 두명이 "아리모토와 평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아리모토 가족에게 보낸 바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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