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들쭉날쭉 심하니 … ‘KO형’ 상품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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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대우증권은 ‘대우 kdb ELD 랩 4호-낙 아웃(Knock Out·KO) 기본형’이란 상품을 18일까지 판매 중이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원금 보장형 상품이다. 특징은 코스피200지수가 너무 많이 오르면 오히려 수익률이 깎인다는 것. 지수 상승률이 0~25%이면 연 0~15%의 이자를 수익금으로 주지만, 25%를 넘으면 수익률은 연 3%로 떨어진다. 지수가 초기보다 떨어지면 원금만 돌려받는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중순에도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게 일주일 동안 200억원어치 넘게 팔리자 후속타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5~17일 판매하는 ‘부자아빠 ELS 1124회’도 같은 구조의 상품이다. 1년 동안 지수 상승률이 0~20% 사이에 머물면 상승률에 1.05를 곱한 연리 0~21%를 수익금으로 준다. 그러나 20%를 넘으면 수익금은 달랑 3%다. 지수가 떨어져도 원금은 찾아가는 원금 보장형이다. 이처럼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수익금을 깎는 KO형 상품이 인기다.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 증권사들은 KO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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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형 상품이 인기인 이유는 요즘 장세와 성격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KO형 상품은 대체로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도 원금을 보장하고, 만기까지 가격이 적당히 오르면 쏠쏠한 수익금을 주며, 값이 아주 많이 올랐을 때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정도의 이자를 주는 구조다. ‘앞으로 1~2년 사이에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기는 오를 텐데, 그리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 같은 상황’이 바로 KO형에 대한 기대가 제일 높은 때인 것이다. 그게 바로 요즘이어서 투자자들이 KO형을 많이 찾는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 장기성 상품기획부장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매력도 있어 고액 개인 투자자들끼리 KO형 사모 ELS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원금 + 2%’를 보장하는 KO형 ELS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ELS 3334회’는 만기 1년6개월로, 코스피지수가 빠져도 2% 수익금을 준다. 이 상품에는 3일 만에 65억원이 몰렸다. 변형 KO형 상품도 곧 나온다. 한화증권이 14~17일 판매하는 ‘KTB주가지수증권투자신탁 제3호’가 대표적이다. 보통 KO형 상품은 만기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가를 밑돌면 원금만 돌려준다. 하지만 이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빠질 때도 하락 비율에 비례해 수익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0~20% 하락하면 0~10% 수익금을 준다. 하락률 20%까지는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만기 가격이 최초가의 80% 미만이면 원금만 돌려받는다.

권혁주 기자

◆KO형 상품=보통 ELS는 기초 자산의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예를 들어 ‘2년 뒤 A종목의 가격이 현재가의 55% 미만이면 손실이 난다’는 식이다. 이를 낙-인(Knock-In·KI)형이라고 한다. KO형은 이와 달리 기초 자산의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이익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대체로 원금은 보장받는다. 기초자산은 변동성이 적은 코스피200지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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