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근시가 되는 이유,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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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린 시절 어두운 데서 책을 많이 읽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력이 매우 나쁘다. 정말 그런가?

A 꼭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흔히 시력이 낮다고 말하는 근시는 대개 10세 전후 급격한 성장과 함께 시작돼 성장이 둔화하는 사춘기 이후엔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 이후 성인이 되면 근시의 진행이 멈춰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시력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근시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유력하다. 즉 유전적으로 근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아이가 어두운 곳에서 자주 책을 읽었다고 근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근시인 어린이가 어두운 조명 아래 책을 오래 보면 근시가 더 빠르게 진행할 수는 있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평소보다 책을 가까이 놓고 보게 된다. 이때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모양체라는 근육이다. 이 근육이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를 잡아당겼다 놓았다 하면서 눈의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를 볼 때는 모양체근이 수축하면서 수정체가 볼록해져 굴절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눈이 쉽게 피곤해진다. 오랜 시간 어두운 데서 책을 가까이 놓고 보다가 잠깐 눈을 들어 텔레비전이나 벽시계를 보면 원거리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몇 분 내 조절력을 회복하면 다시 잘 보인다. 이를 일시적인 조절장애라고 한다.

이처럼 어두운 곳 또는 광원이 가려져 그림자가 진 장소, 엎드려서 책을 보면 눈의 피로감이 커지고 일시적인 조절장애가 올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는 행위가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주연 기자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안과 이주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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