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코리아’ 5월 6조1000억 … 유럽·헤지펀드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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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셀(sell) 코리아’를 주도한 건 유럽과 헤지펀드 자금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6조1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008년 1월 이후 월 단위 순매도 금액으로는 최대치다.

이 가운데 순매도 금액이 가장 큰 건 영국과 케이맨아일랜드 국적의 투자자였다. 3~4월 국내 주식을 1조원 가까이 사들였던 영국 투자자는 5월엔 2조16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조세 피난처여서 많은 헤지펀드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케이맨아일랜드 자금도 지난달 1조846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랑스(-7464억원)·네덜란드(-4107억원)·독일(-3233억원) 등 주요 유럽 국가 투자자도 국내 주식을 많이 팔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남유럽 재정위기로 증시의 출렁임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가 늘어난 게 순매도 규모가 확대된 이유”라고 추정했다.

이에 비해 미국(3642억원)과 싱가포르(3208억원) 투자자는 지난달에도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미국 투자자는 올 들어 꾸준히 순매수세를 보여, 1~5월 총 7조577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선 지난달에도 외국인의 ‘사자’ 주문이 이어졌다. 지난달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채권은 만기 연장분을 빼고도 3조4895억원어치에 달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지긴 했지만 국내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채권 수익률도 양호한 덕분이다. 국가별로는 룩셈부르크(1조8346억원)·홍콩(5512억원)·중국(5107억원) 순으로 채권 순투자 규모가 컸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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