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개혁후보 단일화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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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신기남(辛基南)·천정배(千正培)·이종걸(李鍾杰)·임종석(任鍾晳)의원 등 초·재선 의원 네명이 7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개혁성향 후보 간의 '연대'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연대 대상으로 辛의원은 노무현(盧武鉉)·김근태·한화갑(韓和甲)·정동영(鄭東泳)후보를 지목했다.

이들은 "개혁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선 개혁 세력의 연대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개혁성향 후보들은 자신을 던지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후보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연대라는 표현을 썼을 뿐 내용적으론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누구로 단일화하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함구했다. 하지만 쇄신파 일각에서는 오래 전부터 '노무현 대권-한화갑 당권-정동영 서울시장'카드를 거론해 왔다. 여론조사 순위와 당내 기반 등을 고려한 역할 분담론이다. 이들의 주장대로 4자 연대, 또는 노무현·김근태 연대만이라도 성사될 경우 '이인제(李仁濟)대세론'은 거센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성사 가능성이다.

任의원은 "(단일화를 위해)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千의원은 "제주 경선일인 9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제주 경선 당일에 극적으로 일부 후보의 사퇴가 이뤄지거나 광주 경선(16일)이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당장은 소장 의원들의 공개적인 압박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 듯하다.

김근태 후보는 "1~2%를 득표해도 끝까지 가겠다", 鄭후보는 "꼴찌를 하더라도 영광스럽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金후보 캠프에선 용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퇴하지 않고 깨끗한 이미지로 끝까지 가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韓후보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상황은 다를 것"이라며 일축했다. 盧고문측은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쇄신파 일각에선 후보 단일화가 어려울 경우 차선책으로 ▶개혁성향 후보들이 '느슨한 연대'를 구축해 끝까지 자기표를 지킨 뒤▶선거를 양강 구도로 끌고가 李후보의 과반 확보를 막고▶선호투표제에서 뒤집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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