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로펌 들어오면 한국에도 도움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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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국 시장이 열려 외국계 로펌이 지속적인 영업을 하게 되면 그동안 한국에 잠깐씩 들어와 법률 자문을 해 수익을 올리고도 한국 정부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외국 변호사들의 영업 관행도 사라질 것입니다"

영국변호사협회 데이비드 매킨토시(57·사진)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변호사들은 시장이 개방되면 외국 로펌이 한국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지만 오히려 시장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법조계도 미국계 로펌이 본격 상륙한 1970년대 말에 한국 못지 않게 시장 개방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은 법률 서비스 수요가 늘어났고 변호사들의 할 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규모로 세계 13위인 한국이 아직 법률 시장을 개방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시장 개방은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유치는 물론, 한국 법조계의 국제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외국 변호사들이 들어와도 그 업무는 통상·인수합병(M&A)·외자유치 등 특화 분야에 국한될 것이므로 한국 변호사들에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매킨토시 회장은 시장이 개방되면 매년 급격히 늘어나는 한국 변호사들이 직장을 선택할 기회가 많아지고, 외국계 로펌들의 한국 지사에 채용된 국내 변호사들은 글로벌 본사 등에서 순환 근무 기회를 갖게 돼 국제적인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로펌이나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더욱 넓어지고 법률자문료가 내려가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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