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뽑으려고 왔어요" 베네트 美 웨슬리언大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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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 안팎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로 키우는 게 우리 대학의 목표입니다."

올 가을 입학할 장학생을 뽑기 위해 지난 20일 한국에 온 더글러스 J 베네트(63) 미국 웨슬리언대(www.wesleyan.edu)총장.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고(故) 김활란 박사가 1926년 이 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전교생 3천여명 가운데 5%가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다.

베네트 총장은 "한국·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11개국에서 올해 선발하는 장학생은 22명"이라며 "한국에서는 여러 고교에서 추천받은 학생 중 두 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4년 동안 프리먼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게 되며 한국 학생은 94년부터 매년 두 명씩 뽑았다"고 덧붙였다.

프리먼 장학생 제도는 미국 손해보험회사인 AIG가 펼치는 장학사업의 일환이며 이 회사는 웨슬리언대의 후원사다.

베네트 총장은 "이번에 선발할 장학생은 미국 학습능력 적성시험(SAT)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라며 "현재 우리 대학 학생의 80%가 고등학교 재학 때 상위 10% 안에 든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 1831년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웨슬리언대는 코네티컷주 미들타운에 있다. 규모는 썩 크지 않지만 인문·사회·자연과학 등 순수학문 연구로 유명하다.

베네트 총장은 "우리 대학에는 한국 학생이 10여명 있는데 이들은 수학·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영어 실력도 빼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교과과정과 관련, "1,2학년생에게는 인성과 창조력을 키워주기 위해 교양과목을 폭넓게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같은 교과과정이 가능한 것은 학생과 교수비율이 11대 1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네트 총장은 59년에 웨슬리언대를 졸업하고 68년 하버드대에서 소련정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공직에 들어가 미 국무부에서 국제기구 담당 차관보까지 지내다 95년부터 모교 총장직을 맡고 있다.

글=최익재,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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