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LCD TV 돌풍 디보스 심봉천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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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이름의 중소 LCD TV 업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디보스. 이 업체의 LCD TV는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어가 삼성.LG.소니 제품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하루에 5000만원 남짓한 매출을 올린다. 돌풍의 무기는 가격이다. 650만~700만원인 40인치 제품을 499만원이라는 파격가로 내놓는가 하면, 30인치 제품은 대기업 제품보다 100만원 정도 싼 199만원에 파는 등 LCD TV 가격 인하를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 심봉천(45.사진)사장은 "광고.판촉비를 들이지 않은 데다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등 생산원가를 줄였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심 사장은 "단순히 싼 가격 때문이 아니라 유명 브랜드에 손색없는 품질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2000년 설립된 디보스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브랜드다. 70여개국에 수출하면서 전 세계 LCD TV 시장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카시오.NEC.마란츠 등 유명 외국업체에 자체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면서 일부는 독자 브랜드로 판다. 특히 스위스에서는 3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455억원)의 두 배 가까운 8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디보스는 지난 8일 코스닥위원회의 등록 심사를 통과했다. 심 사장은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펴는 것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회사를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15년간 LG전자의 TV 개발부서에서 일해온 엔지니어 출신. 독일 반도체 회사인 미크로나스와 손잡고 '미세'라는 화질 개선칩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TV와 컴퓨터를 일체화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TV(IMTV)'도 세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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