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합성 의혹에 '북한의 남편'도 가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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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메구미는 살아 있다."

유골이 가짜로 판명됨에 따라 일본인들 셋만 모이면 하는 얘기다. 진짜 죽었다면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제시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얘기와 같다는 논리다.

와세다대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교수는 "북한은 납치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거액의 경제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며 "그런데 요코다가 살아 있다고 하면 일본 내 여론은 '생존자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고 들고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가짜 유골로 판명된 이후 북한이 사실을 덮기 위해 '이상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요코다를 북한이 해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평양 북.일협상 때 '요코다의 남편'이라며 처음으로 등장한 김철중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진위'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DNA 조사로 그가 유골을 전달하면서 설명한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요코다가 1994년 4월 사망한 뒤 산에 묻었고 2년6개월 뒤인 96년 시신을 꺼내 화장했다"며 "화장한 유골을 집에 가져와 보관한 것은 더 가깝게 곁에 두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북한이 일본 정부에 전달했던 요코다 사진도 요코다의 그림자 방향과 배경의 나무 그림자 방향이 완전히 달라 합성사진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래저래 북한에 대한 일본 내 불신은 최고 수위로 치닫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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