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장관 공항서 피살 순례객들 "비행기 빼돌려 聖地 못가" 몰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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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압둘 라흐만 민간항공 장관이 14일 카불 공항에서 성지순례를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던 순례객들에게 몰매를 맞아 숨졌다고 아프가니스탄 내무부가 15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알 자지라 위성 TV는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오는 21일 시작될 '하지(성지순례)'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추위 속에 꼬박 이틀을 공항에서 기다리던 승객들 사이에 '가족과의 인도 여행을 위해 장관이 메카행을 취소시켰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소문에 격분한 순례객들이 장관이 이미 타고 있던 비행기를 에워쌌으며 장관이 '이들을 진정시키겠다'며 내리자 순식간에 집단폭행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장관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성지순례를 하려는 아프가니스탄인은 5천여명이지만 메카행 비행기 운행 횟수가 제한돼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외국인 순례객의 입국을 17일까지로 제한해 아프가니스탄 순례객들이 애를 태워왔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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