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2곳 새로 뚫렸는데도 귀경길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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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결 나아질 것'이라던 올해의 설 연휴 귀성·귀경길이 예년 못잖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서해안고속도로(서서울~목포)·중앙고속도로(춘천~대구)·제2중부고속도로(하남~호법구간 확장)의 개통으로 기대했던 교통량 분산효과가 자가용 귀성객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무산된 것이다.
연휴기간 서울을 빠져나간 자동차 수는 79만9천여대.지난해의 62만여대보다 27.6%나 늘어났다.
13일 밤 목포에서 서울집에 도착한 모씨(44·회사원·양천구 목동)는 "평소엔 고속버스를 이용했지만 이번엔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수월할 것'이라는 안내방송을 믿고 차를 몰고 갔다가 혼이 났다"며 "하루종일 고속도로에서 엉금엉금 기었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길었던 귀경시간은 부산~서울 11시간, 광주~서울 7시간반, 대전~서울 5시간(승용차 기준).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휴가 주말로 이어져 교통량이 분산됐지만 올해는 연휴 기간이 짧은 탓에 12일 밤부터 귀경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체증이 더욱 심했다"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이 끝나는 서서울 톨게이트에는 자정 현재 지난해 연휴 마지막 날(5만3천7백여대)보다 58% 늘어난 8만5천여대가 들어왔다. 지난해 설엔 충남 당진까지만 개통된 상태였다.
제2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중부고속도로도 지난해의 5만2천6백여대에서 8만9백여대(자정 현재)로 귀경차량이 늘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는 버스전용차로가 없어 혼잡이 더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예상치 못한 체증 탓인 듯 연휴기간 중 교통법규 위반건수도 7만6천여건(경찰청 집계)으로 지난해의 4만3천여건에 비해 무려 77%가 늘었다.
정용환·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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