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선생님] 재활용 장터에서 팔 물건…아이들이 고르게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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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요사이 시민단체나 아파트 부녀회 등 각종 단체들이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벼룩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학교.유치원 등에서도 경제교육과 재활용의 환경교육을 위해 이런 장터를 열기도 하지요.

재활용 장터가 실제 경제생활 속에서 또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재활용 장터가 단순히 기부에 의존해서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에게'거래'를 통한 경제의 운용을 가르치려 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먼저 학교 등에서 재활용 장터가 열릴 때 꼭 아이들과 함께하세요. 재활용 장터에 어떤 물건을 내놓을 것인지 아이들과 의논하고, 아이 스스로 고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쓸모없는 물건을 처리하듯 부모가 알아서 정리하지 말고 아이의 물건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세요.

이때 단순히 "네가 지금 안 쓰는 물건을 골라봐"라고 하지 말고, "지금은 내가 사용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유용하게 잘 쓸 수 있는 물건은 어떤 걸까"라며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도록 하십시오. 무조건 팔아버리기 위해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기면 팔기는 쉬울지 몰라도 아이에게 물건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물건이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상품'이 되도록 노력해 보세요. 옷이나 모자는 빨고, 장난감이나 가방.신발.가전제품은 깨끗이 닦고, 찢어진 책은 테이프로 붙이고, 포장해야 할 것은 포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제 재활용 시장에 가면 재활용 장터에서 무조건 물건값이 싼 것에만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하세요. 실제 그 물건이 한 번 사용된 물건이라는 것보다 아이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물건인가를 생각하고 가격을 비교하게 하십시오. 상품 가격과 효용의 비교를 통해 경제원리를 터득하게 하는 겁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물건을 사용할 때 지불한 값을 인식하며 물건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겠지요.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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