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김정남 "더이상 이메일 대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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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자처하며 일본 기자들과 e-메일 대화를 나눴던 인물이 더 이상의 답장을 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메일을 보냈다. 이 인물은 7일밤 5명의 베이징(北京)주재 일본 특파원들에게 보내온 메일에서 "본인이 기자분들의 질문에 답할 위치에 있지 못하면서도 질문에 성의껏 답해 드린 결과 아직도 저의 정체를 의심하는 경향이 표출되고 있음으로 오늘로 모든 온라인 대화를 마친다는 것을 통지해 드리는 바입니다"라고 썼다. 그는 메일 마지막에 "기자분들이 정체를 의심하는 자칭 김정남 또는 김정남 추정인물 드림"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처음 이메일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야후 한국어판의 무료 계정을 사용했다.

▶ '자칭' 김정남이 특파원에게 보낸 이메일 화면

그는 지난 9월 베이징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 가운데 명함을 건네받은 5명의 기자들에게 지난 3일 e-메일을 보내왔다. 이후 일본 기자들이 보낸 질문에 선별적으로 답장을 보내오기도 했다. 후계구도를 묻는 질문에는 "아버지에게 절대적인 결정권이 있으며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신지 불투명하다"고 대답해 기사화 되기도 했다.

김정남과 세차례 e-메일을 주고 받은 한 일본 기자는 "일본에 갔을때의 행적을 묻는 질문에 '아카사카(赤版)의 술집에 자주 갔다'며 단골 가게의 이니셜까지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로 김정남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된 술집의 이니셜과 일치했다고 한다.

자칭 김정남은 또 야후 한국판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무료 메일어서 지난해 가입했는데 여태껏 한차례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으며 현재의 소재지에 대해서는"자유롭게 평양과 외국을 오가고 있지만 지금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일본 기자는 전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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