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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한중 단오제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4대명절의 하나인 단오제가 6.14-16간 3일간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한국에서는 단오제 공휴일은 없으나 음력 5월5일에 맞추어 지방에 따라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악귀를 쫓아내고 남자들은 씨름하며 축제를 즐긴다. 단오문화의 한국 본산인 강릉에서는 6.13-16간 중국 일본 베트남등 단오관계자가 참석 “아시아 단오문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수년전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인류口傳 및 무형유산 걸작중 하나로 선정된 후 중국의 젊은이들 가운데는 한국이 중국의 민속전통을 가로챘다는 오해가 있었다. 韓中간의 우호는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두나라 젊은이들간의 오해도 풀어주어야 하므로 나름대로 두 나라 전통단오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중국의 단오절은 춘추전국시대의 楚나라의 정치인이면서 애국시인인 屈原과 관계가 깊다. 屈原이 자신의 救國 충절이 모함을 받아 유배되고 결국 楚나라가 간사한 秦나라에 의해 기만당하여 망하게 되자 유배지의 漞羅水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마침 그때가 음력 5월5일이었다. 당시 유배지의 사람들은 급히 배를 띄워 屈原의 시체를 찾을려고 했지만 실패한다. 그러나 屈原의 시체가 물속에서 온전히 보존되게 하기 위해 물고기의 접근을 막고자 물고기가 좋아하는 밥을 던져 넣었다. 이러한 풍습이 이어져 매년 음력 5월5일이면 쫑즈(棕子)라는 대나무 잎에 간이 된 찹살밥을 싸서 강물에 던지고 龍船을 뛰어 누가 먼저 屈原을 구하나 경쟁하듯 보트 레이스 경기를 벌려 왔다.
강릉의 단오제는 중국과 달리 迎神축제이다. 수천년 전부터 한반도에는 神을 부르는 영신 굿이 있었다. 강릉 지방에는 대관령이라는 높은 고개를 넘어야하는 山路의 어려움과 豊漁와 豊作을 빌기 위해 영험하다는 대관령 山神을 불러 굿을 하는 것이다. 이 날이 음력 5월5일 양의 수가 겹치는 吉日 즉 수릿날(神의 날)이다. 端午라는 의미는 5가 겹치는 重五의 의미의 端五에서 발음이 같은 端午로 빠뀌었지만 동양권에서는 음력 5월5일은 9월9일과 마찬가지로 양의 수가 겹쳐 吉日중의 吉日로 여겨왔다.
동양문화는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수천년을 거쳐 내려오면서 현지 민족의 특성에 따라 독자적 문화가 생성 발전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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