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팔에 휴전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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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걷잡을 수 없는 유혈 분쟁으로 치닫던 중동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총성 속에서는 절대로 협상하지 않겠다"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에서 앞으로 회담을 정례화, 2~3주마다 접촉하기로 하는 등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샤론 총리는 3일 각료회의에서 이번 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앞으로도 이들과 계속 접촉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하레츠지는 4일 샤론 총리가 취임 후 처음인 이번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우선 휴전한 뒤 장기적으로 임시 평화협정을 맺자는 제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측 대표로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메드 쿠레이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의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샤론 총리가 뻔히 예상되는 국내 극우파의 반발과 파문을 무릅쓰면서까지 돌연 대화 노선으로 돌아선 이유를 계산된 제스처로 보고 있다. 정작 속셈은 오는 7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앞두고 환심을 사기 위해 미국이 바라는 바를 실천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샤론이 대화 노선으로 선회했다고 해도 이러한 변화가 중동 평화협상의 진전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샤론이 전술적인 필요에서 대화에 나섰을 뿐 강성 일변도의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권하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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