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다시 찾은 박근혜, 아무 말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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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한나라당 전 대표가 4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다시 찾았다. 지방선거 투표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지 이틀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상기 의원 등 대구 지역 국회의원 5명과 함께 달성군의 비슬산 자연휴양림에서 열린 ‘대구시당 6·2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김범일 대구시장 당선자를 비롯한 당선자들에겐 격려를, 낙선자들에겐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20여 분간 진행된 공식 행사에서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발언 순서가 되자 1000여 명의 참석자 사이에서 환호가 터졌지만 박 전 대표는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박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자 주성영 의원이 환호성을 지르는 청중을 향해 “(함께) 계시다는 데 의미를 두고 말은 시키지 말자”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박 전 대표는 해단식이 끝난 후 “좋은 시간 되세요”라는 말만 남기고 행사장을 떠났다.

박 전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중 지역구인 달성에 머물며 이석원 달성군수 후보의 지원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무소속 김문오 후보의 승리였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해단식에서 침묵한 것은 달성군수 선거 패배로 박 전 대표의 심기가 불편하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일부 인사가 달성군수 선거 결과를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과 결부시키고 있는데 거기엔 박 전 대표의 위상을 깎아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걸로 보인다”며 “박 전 대표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할 일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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