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진없어 중고차보다 훨씬 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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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된 서울 마포구청의 지방세 체납 압류 차량 4대에 대한 입찰에 59명이 몰려들었다. 50만원에 내놓은 1995년식 아벨라 승용차가 1백20여만원에 팔리는 등 낙찰가격도 예정가보다 평균 70%나 높았다.
지자체가 압류한 차량 공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체납된 지방세 징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차량 압류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공매 물량이 늘어나자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지자체들은 그동안 압류차량을 보관할 주차장이 부족하고 관리 인력을 둬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압류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25개 구청이 지난해 11월 자동차 매매업체인 ㈜오토마트와 차량 압류·공매 계약을 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
오토마트는 압류차량을 인천시 연수구 주차장에 견인한 뒤 감정가격을 매겨 인터넷(www.automart.co.kr)을 통해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1~5시 일반인들에 공매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대당 29만원의 처분비만 내면 되기 때문에 '엄포'에 그치던 차량 압류와 매각이 한결 쉬워졌다.
서울시 이성선(李成善)세무운영과장은 "압류차량 3대를 공매 의뢰한 데 이어 이달 초에 20대 더 매각할 예정"이라며 "체납자들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차량 압류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압류 차량이 늘면서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서울시와 25개 구청이 지난해 11월부터 공매의뢰한 1백34대의 압류차량 가운데 81%인 1백9대가 낙찰됐다.1천4백91명이 공매에 참여해 입찰경쟁률도 평균 11대1을 기록했다. 오토마트 이정우(李政雨)차장은 "유통마진이 없어 가격이 중고차 시장보다 30% 가량 싸기 때문에 개인들뿐 아니라 중고차 중개업자들도 입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천시내 11개 구·군과 부천시 등 경기도의 3개 시, 부산의 사상구, 광주시의 남구청 등도 오토마트와 계약해 체납 압류차량의 공매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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