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핀섬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가족 뒤쪽으로 멕시코만 유출 원유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인부들이 지나가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사고 유정 봉쇄작업이 한 달 넘도록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앨라배마 해안가에는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기름이 밀려들고 있다. [도핀 AP=연합뉴스]
파이프를 절단하고 캡을 씌우는 작업은 유정에 진흙 혼합물을 쏟아부어 원유 유출을 막으려는 ‘톱 킬(top kill)’ 작업이 실패하자 1일부터 시도됐다. 하지만 절단기의 다이아몬드 줄 톱이 파이프에 끼어 이틀을 허비해야 했다. 절단에 성공하긴 했지만 캡을 씌우는 작업에 얼마의 시간이 더 소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BP에 대한 미 정부의 압박 수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일 “원유 유출 책임자를 형사 처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튿날엔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멕시코만 방제작업의 총비용이 확정될 때까지 주주배당금 지급을 보류하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BP 위기론’도 나돌고 있다. BP의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는 “원유 유출이 8월까지 계속될 경우, 해안 정화비용만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각종 보상금·벌금 등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 스위스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는 BP가 지불해야 할 총비용이 최대 3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향후 미국 내 유전 개발사업 등에서 받게 될 불이익까지 고려하면, BP의 손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김한별·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