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혁 호텔인터컨티넨탈 사장 최우수 보고서상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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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양 사람들도 폭탄주를 마십니다. 회식을 일의 연장으로 보는 우리의 음주문화에서 폭탄주는 약자를 위한 술이며, 주법으로 따져도 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텔 인터컨티넨탈의 심재혁(沈載赫.55)사장이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제1기 최고 엔터테인먼트 과정(수강생 49명)을 수료하면서 '폭탄주에 관한 소고'로 최우수 보고서상을 받았다.

沈사장은 "외국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과 '강철의 심장'에서 맥주잔에 위스키잔을 퐁당 떨어뜨리는 장면이 나오듯 외국에도 폭탄주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폭탄주의 역사는 1백년 전 막걸리 한 사발에 소주 한잔을 섞은 '자중홍(自中紅)'이라는 혼돈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폭탄주에 대한 지론은?

"폭탄주는 술자리의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사람들이 폭탄주를 제조하고 마시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즐기기 때문이지요."

- 그래도 폭탄주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의 고급 양주 소비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값비싼 양주로 폭탄주를 만드는 데 반대합니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 강권하는 것도 잘못된 문화지요. 그래서 발전한 것이 '티코주'이듯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바꾸고 친밀감을 높이는 데는 폭탄주를 따라갈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주로 제조한 폭탄주 한잔의 알콜 도수는 10.35%입니다. 소주가 들어갈 경우 9%로 청주(12~13%)보다 낮지만, 알콜 총량이 23g으로 양주 스트레이트 잔의 1.6배나 되지요. 이 점만 주의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분위기 메이커'로 그만이지요.

- 폭탄주 주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예전에는 7~8잔을 거뜬히 마셨지요. 지금은 많이 줄었습니다."(폭탄주 스물여섯 종류를 소개한 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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