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범선대회 한국서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세계 범선(帆船)대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

한국범선진흥협회는 5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인천 →목포 →부산 →도쿄 →요코하마를 항해하는 ‘2002 한국세계범선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 대회에는 한국 ·일본 ·미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 세계 12개에서 20여척의 범선과 1천5백여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자격은 15∼25세.

참가 선수들은 도착하는 항구마다 4박5일간 머무르면서 시가 행진 ·범선개방 ·댄스파티 등 다채로운 범선축제를 연다.

시민들은 범선 개방행사 때 길이 30 ∼ 1백m에 이르는 범선의 위용을 감상하고 선원들과 선상생활을 얘기하고 체험할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부산에서는 범선단이 6월 8일 입항한 뒤 12일 출항한다.

부산시 등은 환영행사 ·승무원 시가행진 ·스포츠교류 등 해양도시 부산에 걸맞는 개방적이고 향토적인 색채가 물씬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해 각국 해양인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참가가 확정된 범선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이태리) ·유로파(네덜란드) ·아이 오브 윈드(영국) ·팔레다(러시아) ·사크레스Ⅱ(포르투갈) 등이다.

이들 범선은 1911년에 건조된 것에서 부터 최근에 건조된 것 까지 다양하다.

이번 대회는 특히 월드컵 기간 중에 개최돼 부산 ·인천 ·목포를 세계에 알리고 1천5백여여명의 선원뿐 아니라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범선진흥협회 문은숙씨는 “범선대회는 누가 빨리 달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우정을 돈독하게 쌓았으며 상대 범선에 많은 배려를 했느냐를 가리는 대회”라며 “그래서 대회 슬로건도 평화와 우정”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첫 대회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야 다음에도 계속 세계 범선대회를 유치할수 있고 더욱이 이번 대회는 ‘2002 한 ·일 국민 교류의 해’를 맞아 한 ·일간의 교류증진에도 한몫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초의 범선대회는 1956년 영국의 토베이와 포르투갈의 리스본 구간에서 펼쳐졌으며 세계항해훈련협회 산하에 24개 국가 협회가 있고 공식 대회로는 72년부터 매년 열리는 ‘커티삭 톨쉽 레이스’가 있다.

정용백 기자

*** 세계 범선대회 역사

1956년 영국에서 첫 범선대회가 열린 이후 범선대회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항해훈련협회가 설립됐으며 이후 많은 나라에서 젊은이들이 모여 항해를 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각국의 항해훈렵협회가 만들어졌다.

영국의 범선대회는 기선(汽船)의 등장으로 퇴역했던 유럽의 범선들이 속속 재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요즘 유럽에서는 1백여척의 범선과 3천 ∼ 4천여명이 참가하는 범선대회와 범선축제가 매년 여러 항구에서 열리고 있다.

범선대회는 요트 레이스와 비슷한 것 같지만 대회의 셩격은 완전히 다르다.

작고 빠른 요트들이 긴박한 레이스를 펼치는 물리적 대회라면 범선대회는 크고 느린 배들의 레이스이긴 하지만 모임에 가깝고 감성적이다.대회의 승자는 참가 선원들의 투표로 결정한다.

범선들이 긴 레이스를 끝내고 시민들의 환영속에 항구에 도착하면 대회 참가자들은 범선대회 개최도시나 국가의 문화속으로 뛰어든다.각국의 문화교류의 장이다.

범선을 분류하는 기장 기본적인 것은 클라스(class)이다.

A클라스는 가로돛식 범장이며 전장이 36.6m이상이거나 세로돛식 범장이며 전장이 48.8m이상인 배를 말한다.

B클라스는 세로도칙 범장이며 전장이 30.5 ∼ 48.8m인 배를 말한다.범선은 이같은 식으로 4가지로 분류한다.

이번에 참가하는 범선중 아메리고 베스푸치(이태리)·유로파(네덜란드) 등은 A클라스이며,아메리카(미국) ·카이세이(일본) 등은 B클라스에 속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