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총재 사퇴이후] 동교동계도 줄줄이 낙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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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의 38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위원장) 선정 결과가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내 뿌리'임을 자처하던 동교동계,그중에서도 특히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구파들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차기대선후보.당대표.시도지사 후보 등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고 지구당 위원장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당직자는 "동교동계는 더 이상 당 중심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을구의 경우 동교동계 구파 김방림(金芳林.전국구)의원이 당료 출신 유용화(劉容和)국장에게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이곳에선 또 한화갑(韓和甲)고문의 측근인 김화중(金花中)의원, 노무현(盧武鉉)고문측의 남영진씨 등도 탈락했다.

서울 은평갑구의 경우 당 쇄신파인 이미경(李美卿.전국구)의원이 동교동계 구파 핵심인 조재환(趙在煥.전국구)의원을 물리쳤다. 趙의원의 지지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로 몰려와 한광옥(韓光玉)대표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동교동계 구파 핵심인 김옥두(金玉斗)의원은 "선정 결과를 동교동계의 몰락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위원장들을 뽑은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선정작업 과정에서 비밀투표제를 도입한 것도 전례가 드물다. 마포을과 은평갑, 그리고 14명의 지원자가 난립한 대구 북을에서는 9명의 조직강화특위 위원의 1차 투표에서 결정이 안 나 결선투표까지 했다.

부산.경남은 노무현 상임고문, 대구.경북은 김중권(金重權)상임고문, 충청권은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로 선정됐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선 한화갑 상임고문이 핵심참모인 문희상(文喜相) 경기도지부장의 영향력 덕분에 10명 안팎의 자파 인사를 포진시키는 등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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