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금 신구간 맞아 '이사 몸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제주도의 전통적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이 다가오면서 섬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24절기 중 대한(大寒)5일 뒤부터 입춘(立春)3일 전까지(1월 25일~2월 1일)인 신구간은 지상의 인간사를 다루는 신(神)들이 한해의 임무를 마치고 옥황상제에게 돌아간다는 제주지역 토속 신앙에서 유래했다.

집을 옮길 계획이 있는 주민들은 손이 없다는 이유로 '신구간'에 이사하고 있어 매년 이맘 때면 곳곳에서 이삿짐 행렬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전세계약이 끝난 세입자들 가운데 일부는 울며 겨자먹기로 한달여간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다 신구간에 다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도내에서 한해 이사를 다니는 집은 전체 가구의 10% 정도인 1만5천여 가구로 이 가운데 90% 이상이 이 시기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가 집중되다 보니 폐해가 적지않을 전망이다. 우선 이사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제시간에 맞게 이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예년의 경우 쓰레기가 평소보다 다섯배나 많은 하루 5백여t씩 나와 벌써부터 지자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화이설 민원도 크게 늘 것이 뻔해 KT(한국통신) 등은 특별대책반을 구성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