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씨 다시 상경…예산 칩거생활 청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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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 10년 정도 일찍 내려왔던 것 같아, 아직 젊은데…."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1999년 서울에서 충남 예산으로 이사했던 소설가 황석영(59.사진)씨가 21일 만 2년6개월여 만에 경기도 일산으로 왔다.

방북 사건으로 5년간 복역 후 98년 출소한 그는 그 이듬해 예산에 마당 넓은 집을 구입,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왔으며 지인들과 만날 때마다 "집이 조용하니 엄청 좋아"라고 자랑하곤 했었다. 그러나 워낙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입심이 세 백기완씨와 함께 한국의 양대 '구라'로 통하는 그이기에 주위에선 답답함에 못이겨 다시 올라오는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에이, 그런 설명은 듣기 거북해. 서울에 일이 많아 왔다갔다하기 불편해서 옮기는 거야. 예산 사는 거야 좋았지. 여기 왔으니 징역독 뺄 수 있었고 서울 살며 어울리고 술마셨으면 병났을 거야. 집은 팔고 가. 부동산 지니고 있기 보단 몸 좀 가볍게 살아야지. 어디 가게 되면 아, 그냥 아파트 '때려' 잠그고 홀가분하게 다녀야지."

황씨는 2월말까지 10권짜리 『삼국지』 번역을 마치고 자신의 책이 번역.출간되는 독일.프랑스 등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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