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광 뭉친다… 시네마테크협 25일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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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뭉친다. 우리 영화계의 균형적 발전을 꾀한다는 뜻에서다. 개성 있는 영화를 체계적으로 공급해 관객들의 오락.상업영화 편식증을 바로잡겠다는 포부에 차 있다.

주체는 오는 25일 공식 출범하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활동했던 전국의 시네마테크 단체 16곳과 영화평론가.애호가 30여명이 손을 잡았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노경(문화학교 서울 사무국장)씨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려고 노력해온 단체.개인들의 역량이 집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네마테크는 고전.예술영화의 정기적 상영과 강좌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곳. 이른바 작가주의 계열의 감독들이 연출한 명작이나 영화의 표현 가능성에 도전하는 실험적 작품을 주로 상영한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서울.부산.대구 등 웬만한 도시에서 관련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나 전용 극장이 거의 없고 상영할 필름 확보도 순조롭지 않아 활동의 한계가 뚜렷했다.

시네마테크협의회의 출발은 이런 현실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했다. 각 단체들의 힘을 모아 전용관 마련, 영상자료실 운영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제도 많다. 협의회 자체의 조직 정비와 함께 한국영상자료원과의 필름 공유, 외국영화의 안정적 수급 등을 풀어야 한다. 대부분 돈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김노경씨는 "협의회가 단결력을 발휘해 정부.지차체의 후원을 적극 끌어내겠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렇다고 요원한 일은 아니다"고 자신했다. 협의회측은 일본 감독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2월)과 장 뤼크 고다르 영화제.아시아 영화특집(3월)의 홍보.운영부터 연대할 예정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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