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부대 관내 도로 "민간차량 먼저 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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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내 도로 곳곳에서 서행하는 긴 행렬의 군(軍)차량은 교통체증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육군 을지부대 관할 지역 도로에서는 이런 불편이 크게 줄었다.

을지부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홍천과 속초를 잇는 46번 도로와 원통과 양구군 해안을 연결하는 453번 도로에 군 저속(低速)차량 양보지점 36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을 운행하는 을지부대 소속 차량은 후속 차량을 수시로 확인, 차량들이 밀리면 양보지점에 정차해 뒤따르는 차량을 먼저 보내고 있다.

을지부대가 군차량 양보지점을 정해 운영한 것은 이 도로가 왕복 2차선에 굴곡과 경사가 심한데다 늦은 속도로 운행하는 군차량으로 정체현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 이는 불법 추월로 이어져 잦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을지부대는 양보지점을 운영과 아울러 운전병 및 차량운행 책임자 교육을 실시하고 양보운전 생활화 배지를 만들어 모든 운전병들의 가슴에 달았다.

개인택시업을 하는 박원선(58)씨는 "예전에는 군차량이 앞에 가면 운행시간이 두배까지 걸릴 정도로 체증이 심해 추월도 많이 했지만 양보지점이 생긴 후 군차량이 알아서 양보해줘 차량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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