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눈사랑안경 김찬영 사장, 10년간 안경 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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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의 40대 안경점 업주가 10년째 어려운 이웃에게 안경을 무료로 제공하는 선행을 실천,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눈사랑안경 김찬영(金燦永.46)사장.

그는 부산의 소녀소년가장과 시설보호 아동 2백50명에게 20만원씩 5천만원의 장학금을 주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신청을 받고있다.

또 65세 이상 영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및 시설보호 아동 1만 명에게 무료로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제공하고 있다. 눈사랑안경 서면점(804-7711) 등 8개 매장에는 하루에 수백명씩 몰려 안경을 맞춰가고 있다.

김 사장은 남포동에서 홍콩안경점을 운영하던 1992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소년소녀가장 1천 명에게 안경을 선물하면서 이웃사랑을 시작했다.

IMF가 피크였던 98년 5월에는 결식아동돕기 바자를 열어 수익금을 부산시교육청에 기탁, 부산에서 결식아동돕기 운동의 물꼬를 텄다. 또 오랜 노숙생활로 시력을 잃은 노숙자 50명에게 무료로 라식수술을 주선했다.

지난해는 부산의 눈사랑안과.서울 강동훈안과.대구안과.광주안과 등 전국 12곳의 안과와 함께 65세 이상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안경을 선물하거나 백내장 무료수술을 제공했다.

그가 그동안 무료로 안경을 선물한 사람은 모두 4만2천8백여명. 백내장 수술을 받은 노인은 8백여명에 이른다.

"고생하던 시절 여유가 생기면 이웃을 돕겠다고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따름입니다."

"초등학교 시설 크레파스 한번 써보지 못했고 우산장사.연탄배달을 하면서 고학을 했다"는 그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어려웠던 지난 날이 생각 나 돕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서면.해운대.남포동.대연동 등 부산과 울산 등 9곳에서 눈사랑안경점을 경영할 정도로 자수성가한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아름다워 질 것"이라며 "안경점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 일부를 계속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겠다"고 말했다.

눈사랑안경 장학금을 받고 싶은 학생은 국민기초수급자 증명서 등을 첨부해 눈사랑 안경 전 지점에 제출하면 된다. 문의 818-7710.

글=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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