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빈만찬 메뉴는…1700년대 그릇에 꿩 수프, 사슴 요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1998년 6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후 '클린턴 코스'라는 중국식 특선메뉴에 대한 관광객들의 주문이 폭증한 일이 있었다. 중국이 미 대통령에게 대접한 음식이 명품으로 인식된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만찬에 내놓은 메인 디시(주 요리)는 버섯을 곁들인 사슴 요리였다.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요리라고 한다. 애피타이저로는 꿩 수프와 토르텔리니(양념한 치즈나 고기.소시지 등을 넣어 꼬마 만두같이 만든 파스타), 연어 요리를 곁들인 가자미 필렛(뼈를 발라낸 생선)과 새우 등이 준비됐다. 오이와 허브 샐러드도 곁들여졌다.

후식으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과 과일.커피 등이 나온 일곱가지 코스 메뉴였다. 식욕을 돋우기 위한 반주로 셰리와인(Sherry, 스페인산 백포도주)이 나왔다. 프랑스 보르도의 명품 와인이자 '군왕의 와인, 와인의 군왕'이란 레벨이 붙은 1985년산 샤토 그뤼오 라로스 상 줄리앙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도 곁들여졌다. 아이스크림과 함께할 디저트로 나온 포트(port) 와인은 영국 정부가 프랑스의 레드 와인에 대항할 그들만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동맹국인 포르투갈의 와인을 연구 개발한 결과로 탄생했다. 전 유럽 와인이 총출동한 모양새다. 유리잔은 53년 엘리자베스 2세 즉위식 때 사용한 잔이다. 그릇도 1770~89년 산인 투르네 서비스 시트와 1876년산인 빅토리아 앤 앨버트 디저트 서비스 세트 등으로 품격을 유지했다.

런던=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