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알찬 계획표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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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초등학교 졸업반인 김도형 어린이는 이번 방학을 정말 보람있게 보내고 싶대요. 초등학교에서 맞은 마지막 겨울 방학이기 때문이지요.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미리 공부할 생각, 후회 없이 보낼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답니다. 하지만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TV를 보는 시간만 늘어 걱정이래요. 겨울방학 생활,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 방학 계획 잘 세우기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하는 일은 바로 방학 계획표 짜기. 그러나 겨울 방학이 며칠 지난 요즘만 해도 당초의 계획을 지키는 친구들은 많지 않을 거예요. 의욕에 넘쳐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지요.

신현숙(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 교수)선생님이 제안하는 방학 계획 세우는 법을 들어봤어요.

▶꼭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든 뒤 중요한 일부터 우선 순위를 정해요. 여행이나 명절 등의 일정을 미리 잡은 뒤 남은 날짜 동안 할 일을 분배해요.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일주일쯤 방학 생활을 보낸 뒤 부모님과 함께 시간 관리 방법을 의논해서 계획표를 짜요.

▶'시간 중심'이 아닌 '과제 중심'계획을 세워요.

'독서 1시간'등의 시간 계획을 짜면 대충 시간만 때우고 마는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책을 20페이지씩 읽는다'와 같은 방식으로 바꾸면 실천 가능성이 커져요.

▶할 일마다 마감 시간을 정해요. 큰 과제는 몇 개의 작은 과제로 나눈 뒤 각각 마감 시간을 정해 차근차근 진행해요.

▶방학 초기에는 공부 시간을 조금만 넣어 계획을 쉽게 지킬 수 있게 해요. 그래야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번 계획도 잘 지킨답니다.

◇ TV와 거리 두기

방학 계획을 지키는 데 가장 큰 방해물은 TV. 케이블 TV가 설치된 집이 늘면서 TV에 빠져드는 일이 점점 더 많아져요.

"볼 거야."

"어서 꺼!"

휴~. 방학 내내 이렇게 부모님과 승강이를 벌일 수는 없겠죠.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TV를 이용할 수 있을까.

이용선(34.경기도 용인시)주부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TV를 못보게 하지는 않는대요. 대신 TV 시청에 적극 끼어 들고 있어요.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만화영화를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캐릭터의 이름과 진화 과정을 외우는 놀이를 해요.

"내가 만약 ~라면" 등 만화의 주인공이 된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지요.

TV를 보는 도중에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끝날까□ 현실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날까□ 다른 해결 방법은 없을까?" 등 이야기를 나눠요. 이렇게 대화하다 보면 TV에 너무 몰입하거나 무비판적으로 내용을 받아들이는 건 막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TV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고 해도 너무 의존하지는 말아야 해요. 1999년 미국 소아과학회는 두돌 이전의 아기에게는 TV를 못보게 하라고 발표했어요. 심신 발달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였어요.

전문가들은 만 두 돌이 지난 아이들이라도 TV 시청 시간은 하루 2시간 이내로 하도록 권하고 있어요. 또 혼자 TV를 보는 건 좋지 않대요. 가족들이 함께 보면서 대화 거리로 삼아야 나쁜 방향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경희 기자

◇ 부모님들은

▶자녀가 방학 계획표를 짤 때 시간 관리를 잘 하도록 도와주세요. 단,부모의 생각만 고집해 부담을 주지 말고 자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해주세요.

▶매일 매일 계획대로 잘 지키면 칭찬해 주세요. 계획을 잘 못 지키면 실천 가능한 계획을 짜도록 이끌어주세요.

▶게으른 생활습관이 몸에 배지 않게 집안일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해 책임을 맡기세요.

▶자녀가 희망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하거나 가고 싶어 하는 대학 캠퍼스를 찾아갈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아이들이 TV나 컴퓨터에 빠지지 않도록 부모들부터 TV나 컴퓨터 이용을 절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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