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보수’를 꿈꾸던 김일영 교수 유고집 두 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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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11월 49세로 타계한 김일영(사진) 전 성균관대 교수의 책 두 권이 새롭게 출간됐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건국과 부국』(기파랑·부분 수정본)과 신문·잡지 등에 기고한 칼럼 모음집 『품격 있는 보수를 꿈꾸다』(이담북스)다. 한국 현대정치사 연구에 남긴 고인의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 올 초 구성된 ‘김일영 유고집 간행위원회’(위원장 김도종)의 첫 성과다. 앞으로 고인의 논문집 2권을 비롯해 『헌법논쟁』 『정당과 정당체계』 같은 번역서, 추모 논문집 등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건국과 부국』의 초판은 2004년 나왔다. 한국 현대정치사를 바라보는 그의 신보수주의적 관점이 집약돼 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현대정치사를 건국과 부국이란 두개의 키워드로 재해석해 냈다. 생전에 그는 이 책을 대폭 개정·보완해 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의 타계로 ‘부분 수정본’으로만 나오게 됐다.

고인은 뉴라이트(신보수)의 핵심 이론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뉴라이트라는 편가르기식 용어를 쓰기 싫어했다. 칼럼집 제목처럼 ‘품격 있는 보수’를 꿈꾸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폄하해온 좌편향적 역사인식을 비판했지만, 동시에 우편향에 대해서도 관대하지만은 않았다. 대한민국의 보수가 보다 전문적인 이론과 품격을 갖추길 기대했던 그의 모습을 두 권의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념 대립이 극심한 우리 사회에 대한 합리적 성찰을 읽을 수 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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