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팔아야 할 공기업 자회사 26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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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공기업 자회사를 민간에 매각하는 작업이 신통치 않다.

정부가 올해 민영화하기로 한 21개 공기업 자회사 중 대한토지신탁.한국통신산업개발.노량진수산시장 등 3개사만 팔렸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못판 18개사와 내년 민영화 예정인 8개사 등 26개사를 매각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은 선거가 있는 데다 국회.정부.노조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민영화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서두르면 헐값에 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침체 속 나서는 곳 적어=매각이 부진한 것은 경기 침체로 사겠다는 기업이 줄었기 때문이다. 유찰도 많아졌다. 농수로 건설업체인 농지개량은 응찰업체가 없어 두차례 유찰됐다.

지난달부터 수의계약을 추진 중인데 사겠다는 기업이 없다. 발전설비를 유지.보수하는 한전기공은 알짜 기업으로 두산중공업.효성 등이 관심을 가졌는데 가격이 안맞아 두차례 유찰됐다.

한국통신진흥은 모회사인 한국통신이 한꺼번에 자회사를 내놓으면 가격이 떨어지거나 유찰될 가능성이 있어 매각 순서를 미뤘다.

◇ 국회.정부.노조 등 변수 많아=전기료 고지서를 발부하는 한전산업개발은 통합공과금 도입 문제가 일단락돼야 수익가치를 산정해 민영화할 수 있다. 공공 감리를 맡는 한국건설관리공사에 대해선 민영화 방침과는 거꾸로 정부투자기관으로 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파워콤은 사업영역 확대를 놓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맞서 지난달에야 입찰 제의 요청서를 기업들에 보냈다.

고속도로관리공단.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은 노조의 반발로 노사정위원회가 협의해야 매각이 추진될 형편이다.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뉴하우징도 노사정 협의가 진행 중이다.

◇ 모회사 민영화가 관건=한국인삼공사와 한국연초인삼홍콩유한공사는 모회사인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함께 늦춰지고 있다.

지역난방공사의 두 자회사(한국지역난방기술.안산도시개발)와 한국통신의 6개 자회사(한국통신하이텔.한국해저통신.한국공중전화.KTF.한국통신미국법인.한국통신일본법인),가스공사의 두 자회사(한국가스기술공업.Korea LNG Co.)도 모회사와 함께 민영화될 곳이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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