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부정적" 한국 요청에 CIA, 홈페이지 표기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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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자체 인터넷사이트(http://www.cia.gov)에서 노무현 대통령 이름의 로마자 표기를'NO Mu-hyun'에서 'ROH Moo-hyun'으로 수정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등 한국 정부 기관들은 노 대통령의 기존 표기인'NO'가 '아니오'라는 뜻을 가져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며 'ROH'로 바꾸어줄 것을 CIA 측에 요구해왔다. CIA는 그동안 세계정보집 한국편과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 및 각료 명단에서 한국어가 발음되는 대로 표기하는 매퀸-라이샤워 방식에 따라 노 대통령을 'NO'로 표기한 뒤 괄호 안에는 'Roh'라고 썼다.

CIA는 이번 표기 방식 변경에 대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스펠링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 외에도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이름이 'YI Hon-chae'에서 본인이 대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로 'LEE Hun-jai'로 바뀌는 등 한국 정부 각료들의 로마자 표기도 일부 수정됐다.

2000년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이 새로 고시됐지만 이름의 경우 예외를 인정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이름의 로마자 표기가 일정치 않다. 특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혼란이 더 크다는 것이다.

CIA는 한국 소개 페이지에 실린 지도에서 독도를 여전히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로 표기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분쟁란에는 "언론의 집중 보도와 항의로 리앙쿠르 록스 분쟁이 부각되고 있으며, 수산자원이 풍부한 이곳을 두고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리앙쿠르 록스란 이름은 1849년 서양 선박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의 포경선 이름을 딴 것으로 독도의 서양명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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