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서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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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도가 중국식 경제특구를 지정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인도 정부와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식 경제특구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이미 지난해 25개의 경제특구 건설 방안을 승인해 최근 새로운 특구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구는 서부의 뭄바이, 동부의 캘커타, 남부의 마드라스 등 해안선을 따라 주로건설되고 있다. 정부가 특구 건설을 주도한 중국과 달리 인도의 특구는 대부분 민간 기업과 해외자본이 주도하고 있다.

마드라스 인근에 위치한 마힌드라시의 경우 민간 기업이 만든 최초의 경제특구다. 원활한 화물 수송을 위해 6차선 전용도로를 건설했고, 특구만을 위한 발전소와 상수원을 확보했다. 입주 기업을 위한 주택.학교.병원.쇼핑몰.골프장 등 생활 편의시설도 완비했다.

특구 관계자는 "인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 인포시스 테크놀로지가 조만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 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중국의 10%(연간 40억달러)에 불과한 외국인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기 위해 특구 입주 기업에 세제혜택 외에도 토지소유, 해고 및 계약직 채용을 허용할 예정이다.

인도가 특구 건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5년간 매년 6%대 경제성장을 했지만 전력.수자원.도로.철도.공항.항만 등 SOC 투자는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도 최대의 항구 뭄바이는 화물 처리량이 매년 20 ~25% 증가했지만 연결 도로는 15년째 4차선에 머물러 컨테이너 트럭들이 30여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의 수출품이 미국에 도착하는데최장 12주나 걸려 배달시간이 3주에 불과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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