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 6명 난입 인도 의사당 총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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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13일 오전(현지시간) 정체불명의 무장 괴한들이 의회 건물을 급습, 경호원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장 괴한과 의회 경호원 등 적어도 12명이 사망했다.

당시 의회에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와 의원.장관들이 모두 있었으나 사건 발생 즉시 대피해 화를 면했다. 현지 PTI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0분쯤 민간인 복장의 괴한 여섯명이 건물에 난입해 총을 발사했고 경호원들이 응사해 40분간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무장 괴한들은 모두 사살됐으며, 그중 한명은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전국에 최고 비상경계령을 내렸으며 사건 직후 의회에 육군 병력과 치안 요원들이 대거 출동해 주변도로를 봉쇄하고 경계에 들어갔다.

바지파이 총리는 "이번 사건은 인도 전체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인도는 테러리즘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을 벌였다고 자인한 단체는 즉각 나타나지 않았으나 인도와 파키스탄이 오랜 영토 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카슈미르에서 무장 투쟁을 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조직이 추가 테러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에 이 조직이 이번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타쿠르 보건장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큰 공을 세운 북부동맹을 지지하는 인도가 알 카에다의 다음 테러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인도령 카슈미르의 최대 분리.독립단체인 '올 파티 허리아트 콘퍼런스(APHC)'는 즉각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철저한 범인 색출을 촉구했다.

인도의 잠무카슈미르주의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서는 지난 10월 카슈미르 독립을 요구하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주의회를 급습, 민간인과 의회 경호원 등 30여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파키스탄의 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가 뉴델리의 델리성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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