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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한국 드라마 보고 호감” 한국관 앞 장사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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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호 06면

관람객들이 22일 한국관 1층 로비에서 2층 전시관으로 입장하기 위해 줄서 있다. 26일부터 5일간 한국주간으로 지정돼 엑스포공원에서는 한국의 날 기념식과 난타 공연, 궁중 의상쇼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있을 예정이다. 상하이=최정동 기자

‘인산인해’.
말 그대로 온 천지가 사람으로 뒤덮였다. 22일 오후 상하이 엑스포장 중국관 앞 얘기다. 동방의 황제가 쓰는 면류관을 닮아 ‘동방지관’이라고 불리는 중국관은 입장도 하기 전에 사람을 두 번씩이나 주눅 들게 만들었다. 한 번은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 때문에, 한 번은 20층 높이는 돼 보이는 붉은 중국관의 처마 때문이다. 처마는 최대 너비 140m, 높이 69m로 엑스포장 어디서도 보이도록 설계됐다.

상하이 엑스포 르포 한글 타일 3만8000개로 인기 끄는 한국관

주최국 국가관이자 전시관 가운데 최대 규모인 중국관을 보려고 줄을 선 사람들은 건물 사방을 호위하듯 빙 둘러싸고 있었다. 몇 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함께 구경 나온 동료들과 큰 소리로 떠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런민(28·인테리어 설계사)은 상하이에서 180㎞ 떨어진 장쑤성 우시에서 왔다고 말했다. 런민은 “내부가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며 “전시 중인 청명상하도 그림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관 앞에서 러시아 통역과 안내 자원봉사를 하는 청텅차오(28·대학 연구생)는 “엑스포를 개최한 중국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연면적 3만㎡에 달하는 중국관 내부는 중국 국가관과 중국지방연합관으로 구성돼 있다. 지방연합관은 성·자치구·직할시를 소개하면서 ‘도시건설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곳을 돌며 중국이 단순한 하나의 나라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관은 앞으로 영구 보존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엑스포장에는 4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1일 개막 이후 최대 인파다. 누적 관람 인원은 470만 명을 돌파했다.

중국관에서 걸으면 10분 거리에 있는 한국관도 긴 줄이 서 있었다. 한국관 앞에서 만난 중국인 부부 매이샤오펑(28)·리둥(24)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호감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많이 협력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이들 부부는 “혹시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인기관은 최소한 1시간에서 최대 3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싶은 관람객은 VIP 통로를 이용하는 게 꿈이었다.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JRI포럼) 상하이 워크숍 참가자들은 21일에 한국기업연합관, 22일에 한국관과 중국관을 사전 예약해 VIP 통로로 입장했다.

한국관은 개방형 1층 로비에서 수시로 공연을 열어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무료함을 달래 주고 있다. 이날 오후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북 장단에 맞춰 수차례 전통 공연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한국관에선 설치미술가 강익중씨가 만든 3만8000개의 한글 타일이 인기 품목이었다. 이들 타일은 형형색색의 글자들로 재미있는 문장을 만들고 있었다. ‘무대공포증은 나보다 더 큰 나를 보여 주려고 할 때 생긴다’ ‘개들 성격도 주인에 따라 변한다’ ‘라면도 면발이 붇기 전에 끝내야 한다’ 등이 그것이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 같은 문장이지만 한글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주최 측에서는 매일 관람객이 많이 든 국가관 순위를 발표한다. 지금까지 중국과 일본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고 3위를 놓고선 한국과 아랍에미리트·프랑스 등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안내원이 설명했다.

국내 12개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한국기업연합관도 인기 코스였다. 특히 터치스크린을 집중 배치해 관람객들이 직접 전시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고 있다. 가로 16m짜리 세계 최대 ‘멀티 터치 벽’은 한국 기업들의 첨단 기술을 유감없이 자랑하는 아이템이다. 벽에 나타난 풍선 모양의 그림에 손을 대기만 하면 한국 기업에 대한 안내가 쏟아져 나온다. 관람객이 자기 얼굴 사진을 찍어 그 풍선 안에 넣어 가지고 놀 수도 있다. 관람객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와 있는 듯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곳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신선영씨는 “관람객 가운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엑스포장은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장이었다. JRI포럼 수강생 엄마를 따라온 정수민(12·풍천초등교 6학년)은 “내 얼굴 사진을 찍으니 그것이 물방울처럼 하늘을 날아다니게 하는 기술이 신기했다”며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사흘밖에 못 본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윤정빈(11·영훈초등교 6학년)군은 “한국 기업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며 “건물도 멋있고 전자기술이 아주 뛰어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했다. 엑스포장 곳곳에는 단체관람을 하는 중국 학생들이 많았다.

김인숙 부경테크 대표는 “사업차 1~2년에 한 번씩 중국에 온다. 10년 전 상하이가 흑백사진이었다면 지금은 컬러사진처럼 화려하게 변해 깜짝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방효준 매니토웍크레인그룹코리아 대표는 “상하이는 아파트를 제외하면 같은 디자인의 건물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했다.

◆JRI포럼 2기 수강생 명단=권재중 갤럭시아디바이스 대표, 김동성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사모 디지털YTN 대표, 김석기 삼신이노텍 대표, 김양옥 제주 타미우스골프&빌리지 회장, 김영애 다할미디어 대표, 김용수 연합정밀 전무, 김인숙 부경테크 대표, 김재실 대우증권SPAC 회장, 김종혁 중앙일보 문화·스포츠에디터, 김준식 삼성전자 전무, 김지애 더뷰클리닉 원장, 김창규 지식경제부 국장, 류병훈 EMW 대표, 박민우 국토해양부 국장, 박종웅 알코 회장, 박차석 중부지방국세청 세원분석국장, 박현주 엠큐릭스 대표, 방문규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 방효준 매니토웍크레인그룹코리아 대표, 배종배 태양이엔지 대표, 변재오 럭스퍼트 대표, 오경숙 YG언어아카데미 원장, 오남석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기획관, 유재훈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윤양택 힘스코리아 대표, 윤현도 기신정기 대표, 이관수 서용건설 회장, 이동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범돈 크린토피아 사장, 이병우 국민은행 남대문지점장, 이상윤 원창건설 대표, 이원규 리노스 회장, 이인수 대명건설 회장, 이희자 루펜큐 대표,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 정광천 아이비리더스 대표, 정운학 88관광개발 감사,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 조은석 대검찰청 대변인, 조준희 아이델리 대표, 최두영 신영기술개발 회장, 최영균 지엔씨산업 회장, 최정택 파브메드 사장,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겸 태양금속 부사장, 한승호 이노비즈협회장 겸 한설그린 대표, 홍승일 중앙일보 정보·과학 데스크(가나다순). 이번 엑스포 워크숍에는 모두 38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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