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파워스타일]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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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와 셔츠

그의 패션은 그가 파는 차와 비슷하다. 골프·파사트처럼 실용적이면서 스타일이 살아있다. 수트는 한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는다. 이 수트는 캐나다의 아들 집에 놀러 갔을 때 구입한 아널드 브랜트(Arnold Brant). “비즈니스맨에게 패션은 멋이 아니라 전투복”이라는 게 지론이다. 양복보다 셔츠와 타이에 더 신경 쓴다. 겉옷보다 ‘V 존’에 눈길이 빨리 가기 때문이다. 40대까지는 줄무늬 넥타이만 맸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몇 년 전부터 잔잔한 문양으로 바꿨다. 인생의 수확기에 어울린다는 생각. 셔츠는 목 깃의 단추를 이중으로 잠그는 디자인을 입는다. 피곤할 때도 셔츠 단추를 풀기 어려워 깔끔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셔츠는 파리의 셔츠 전문점 알랭 피가레(Alain Figaret)에서 맞춘다. 10만원쯤 하는데, 소재가 좋고 바느질이 꼼꼼해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안경과 오래된 물건

트레이드 마크인 ①동그란 금테 안경은 브랜드가 쓰여 있지 않다. 8년 전 이마트의 안경점에서 구입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이 쓴 안경을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에게 사주고 싶었는데, 아들이 싫다기에 재미삼아 그가 쓰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오래 쓰는 습관이 있다. ②코치(Coach)의 명함 지갑은 32년째 같은 디자인을 쓴다. 1978년 뉴욕 출장길에 처음 구입해 24년간 썼다. 낡아 못 쓰게 되자 2002년 같은 디자인을 찾았는데 놀랍게도, 있었다. 손때가 묻을수록 가죽 색깔이 멋스럽게 변한다. 외환위기 시절, 외근 나갔다가 우연히 산 ③양지시스템 다이어리도 10년 넘게 쓰고 있다.


공항과 쇼핑

작정하고 쇼핑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나질 않는다. 한 해에 6~7번 가는 해외 출장을 이용한다. 갑자기 일정이 비거나 공항에서 짬이 날 때 필요한 물건을 산다. 검은색 레이스업 구두는 제네바의 쇼윈도에서 발견했다. 프랑스 브랜드 웨스통(JM Weston) 제품. 프레더리크 콘스탄틴(Frederique Constantine) 시계는 기내 면세점에서 샀다. 시곗줄도 공항 면세점에서 바꿨다.

글=박현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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