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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 통치권 '파벌 싸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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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군과 반(反)탈레반 병력이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잔당 추격전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물러난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는 8일 통치권을 차지하기 위한 파벌간 교전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은 6일 칸다하르 통치권을 이 지역 군벌인 물라 나키불라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칸다하르 전 주지사인 파슈툰족 지도자 굴 아그하 시르자이측은 "우리가 칸다하르를 이미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시르자이의 잘랄 칸 대변인은 "시르자이가 이미 지사 관저에 들어갔다"면서 "나키불라는 칸다하르에서 철수하든지,아니면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은 아직 어떤 파벌도 완전한 통치권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칸다하르의 주도권을 놓고 시르자이와 나키불라측이 교전을 벌여 시르자이측 병사 다섯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8일 칸다하르 상황을 서부 활극에 비유하고,"포로폭동이 일어났던 쿤두즈 인근 칼라이 장히 수용소의 상황이 여기서도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오마르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오마르는 나키불라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반탈레반 지휘관은 "오마르가 7일 밤 칸다하르를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칸다하르에서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군은 8일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토라보라 지역에 대해 맹공을 계속했다. 미 해병대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 색출을 위한 산악지역 추격전에 나섰으며 미 폭격기도 알 카에다 기지가 있는 멜라와산에 대한 공습을 한층 강화했다.

스튜어트 업튼 대위는 "알 카에다 조직원을 찾기 위해 모든 해병대 장교가 조직원들의 사진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9일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를 4년 만에 개방했다. 이에 따라 구호물자를 실은 화물열차가 이날 '우정의 다리'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갔다.

안혜리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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