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과도정부에 의사출신 여성장관도 2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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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에 여성 두명이 포함됐다.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의사다.

부총리 겸 여성장관에 내정된 시마 사마르(41)는 파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구호단체를 운영해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선 1992년 친소련계인 나지불라 정권이 축출되기 이전 여성각료가 몇명 있었지만 부총리라는 높은 직위에 임명된 여성은 사마르가 처음이다.

카불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사마르는 79년 옛 소련군이 침공하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 89년부터 파키스탄 국경도시 퀘타에서 '슈하다'라는 구호단체를 세워 병원과 보건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밖에서 활동해온 사마르와 달리 보건장관에 내정된 수하일라 시디크(60)는 아프가니스탄군 장성까지 지낸 국내파.

'수하일라 장군'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시디크는 20여년간 카불에 있는 와지르 아크바르 칸 군병원에서 외과의사로 봉사했다.

특히 복부수술에서 뛰어난 의술을 보인 시디크는 90년대 카불전선에서 다친 병사와 외신기자 등 수천명의 목숨을 구했다.

96년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했을 당시 군병원의 외과과장이었던 시디크는 여성의 사회활동을 엄격히 금하는 탈레반에 의해 해임됐으나 탈레반은 결국 뛰어난 외과의사인 그를 강제로 원직에 복귀시켰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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