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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고민? 이젠 아이와 함께 회사가요

중앙일보

입력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워킹맘 이숙자(34·스테인리스 전략그룹)씨는 매일 아침 두 딸과 함께 회사로 출근한다. 아이들은 회사 1층 로비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자신은 사무실로 올라와 업무를 시작한다. 저출산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기업에서 직원 자녀를 위한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초 자치단체들도 출산과 보육을 돕는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했다.

사내 어린이집 덕분에 아이와 함께 출퇴근

이씨의 하루는 출근길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함께 시작된다. 이렇게 즐겁게 아침을 연 것은 지난 3월 초부터다. 이전엔 첫째 윤홍(4)이는 사설 어린이집에 맡겨졌고, 둘째 지홍(3)이는 생후 2개월부터 1년 넘게 부산에서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연홍이 같은 경우에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냈었는데, 퇴근이 늦을 때면 늘 아이가 혼자 남아 있곤 했죠. 둘째는 언제쯤 집으로 데려올 수 있을지 고민이었는데 간단하게 해결됐어요.”

지난 3월 서울 포스코 센터에 문을 연 ‘포스코 어린이집’. 같은 건물 내에 업무공간과 보육시설이 있다는 점에서 자녀들의 양육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녀와 함께 출근해 업무가 끝날때까지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어린이집에 들러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 1세 반과 2세 반, 그리고 3~4세 반으로 나뉜 3개의 교실은 각 연령별 특색에 맞는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원 60명으로 오전 7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된다. 저녁 식사도 제공한다. 비용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이씨의 경우, 친정과 사설 어린이집에 맡겼을 땐 1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었는데, 이곳을 이용하면서부터 62만원(3세 33만7000원, 4세 27만8000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간호사가 꽃바구니 들고 가는 ‘출산 축하 방문 서비스’

최근 셋째 아이를 출산한 강수영(40·반포본동)씨는 서초구 보건소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출생신고를 하고 한달 뒤의 일이다. ‘출산축하 방문 서비스’에 대한 안내 전화였다. 방문 날짜를 잡고 나서도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약속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꽃바구니를 들고 간호사가 집을 방문한 것이다. 모유 수유 정보나 신생아 관리, 산모의 몸 상태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연륜이 있어 보이는 간호사가 직접 이것저것 챙겨주니 한결 믿음이 갔다.

강씨는 “‘출산이 정말 축하 받을 일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출산 후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서초구는 출산 방문 축하 서비스 외에도 다자녀 가정을 위한 다양한 혜택들을 마련하고 있다. 셋째 아이부턴 출생신고 때 건강 보험에도 대신 가입해 주고 5년간 보험료를 내준다. 3자녀 이상 가정에는 아이돌보미를 월 80시간 이내에서 무료 지원해준다. ▶문의=02-2155-8062

송파구는 지난 3월 말 ‘산모신생아 돌보미 송파 인증제’ 도입했다. 산후 돌보미 파견기관 8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업체 돌보미 중 송파구 거주자들에 한해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교육 과정을 거치도록한 후 인증을 받게했다. 산후 돌보미를 선택할 때 ‘송파 인증 돌보미’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안심하고 관리를 맡길 수 있게 됐다. ▶문의=서초구 02-2155-8062, 송파구 02-2147-3471

포스코 어린이집 이현희 원장은 “사내 어린이집은 여러가지 장점이 많지만 아이들이 ‘엄마가 가까이 있다’ ‘언제든 엄마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사내 어린이집 덕분에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졌다. 보육 걱정 없이 편히 일할 수 있게 됐으니 업무 능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여사원들은 벌써부터 어린이집에 관심이 높다. 올 초 결혼한 홍보팀 김진주(29) 대리는 “출산 이후 보육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너무 좋다”고 말하며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사진설명]지난 11일 오후 포스코센터 1층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 이숙자씨가 근무중 잠시 짬을 내 두 딸인 윤홍(왼쪽)·지홍 자매를 찾았다.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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