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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최정예 병력 투입…건물 장악·도로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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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지상작전 개시는 그 동안 공습으로 일관해온 미군이 작전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꾸었음을 의미한다.

8주째를 맞고 있는 이번 전쟁을 종결짓기 위한 결정적인 군사행동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지상군 투입은 적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전통적인 지상전 대신 보급로 차단과 같은 우회적인 전투에 국한될 것으로 보여 걸프전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병력 투입 현황=아프가니스탄에 진입한 해병대 1진 5백여명은 헬기 강하와 건물 침투 능력을 갖춘 '제4해병 원정부대(MEU)' 소속 2천2백명 중 일부다.

이들은 홀로 고립되더라도 30일간은 생존할 수 있도록 훈련된 최정예 병력으로 알려졌으며 슈퍼 코브라 헬기와 수직 이착륙기인 해리어 등 첨단 장비의 지원을 받는다. 미국은 이미 투입한 5백명에 이어 27일 밤까지 이 부대원 5백여명을 추가로 투입, 모두 1천여 병력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 작전 전개 방향=아프가니스탄에 진입한 미 해병대는 전통적인 지상전 대신 탈레반 지도부와 오사마 빈 라덴의 도주로 차단과 추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칸다하르에서 카불.헤라트.파키스탄 국경으로 뻗은 3대 주요도로를 봉쇄, 탈레반군을 옥죄고 지도부가 파키스탄이나 이란으로 도주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전쟁을 끝낸다는 전략이다.

미군이 비행장을 가장 먼저 점령하고 첫 공격대상을 칸다하르 인근 도로상의 탈레반 차량으로 정한 것도 보급로 차단을 가장 우선시한 전략 때문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군은 칸다하르를 점령하기 위한 본격적인 지상전은 북부동맹군과 이 지역 반(反)탈레반 민병대에 맡기고 측면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칸다하르 주변 지역은 북부동맹군과 손발이 잘 맞지 않는 파슈툰족이 다수여서 작전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파슈툰족 지도자들은 칸다하르의 탈레반군에게 "저항을 포기하고 주둔지를 넘겨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탈레반 전선 파슈툰족 사령관인 카말 우딘은 "일부 탈레반 지휘관들이 '투항하고 싶지만 알 카에다 요원들이 막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찬호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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