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쌀협상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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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과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7차 쌀 협상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매듭지은 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번 협상 결렬로 앞으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 쌀에 대해 2004년까지 관세화 원칙의 예외를 인정받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연내에 쌀 관세화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날 "의무수입물량(MMA)을 얼마나 늘릴지, 수입 쌀 중 얼마를 시중에서 판매할지가 쟁점이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88~90년 쌀 소비량(513만t)의 8%에 해당하는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지금은 소비량의 4%에 해당하는 쌀을 수입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7%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또 수입 쌀 가운데 75%를 시중에서 판매할 것을 주장했으나 한국은 20%대를 넘길 수 없다고 맞서왔다.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 쌀로 수입하라는 미국 측 요구도 협상이 결렬된 주요 이유다. 중국도 수입량의 3분의 2 이상을 자국 쌀로 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라별 수입량 배정 문제가 협상 막판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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