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프랑스산 포도주 발매 언론 보도 지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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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 0시에 전세계에서 동시 발매하는 프랑스산 포도주가 있다. 국내 언론은 올해 발매일인 지난 15일을 전후해 이 포도주의 출시 이벤트를 앞다퉈 보도했다. 포도주 산지와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많은 방송시간과 지면을 할애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흥미있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과연 그러한 보도가 바람직한 것이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따지고 보면 그 이벤트는 프랑스에서 자국 포도주를 많이 수출하기 위해 펼친 마케팅의 일환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프랑스 포도주의 판촉 기관인 것처럼 홍보성 기사에 치중해 안타까웠다. 프랑스의 우수한 마케팅 기획력을 어떻게 본받아야 할 것인지, 우리 농산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등도 함께 다뤘어야 한다.

지금 우리 농민들은 남아도는 쌀과 갈아엎어야 하는 무.배추 등으로 시름에 잠겨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포도도 남아돌고 있는데 프랑스산 포도주 판매에 들떠서야 되겠는가.

강호성.농협중앙회 채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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