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지방 상권] 중. 미국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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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형 할인점 월마트가 미국의 중소도시로 점포를 늘려나가자 도심에서 장사하던 도소매 상인들이 몰락하고, 도심상권이 공동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런 현상을 '월마트 효과'라고도 한다.

미국에선 원래 ▶인구 5만명 이하의 도시에선 대형 유통점이 장사가 안 되고▶미국 소비자들은 신선식품과 옷을 같은 장소에서 사지 않는다는 등의 유통상식이 통했었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월마트는 일거에 뒤집어놓았다. 월마트가 생활용품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수퍼센터를 강화하자 월마트가 진출한 중소도시의 소비자 쇼핑행태도 달라졌다. 쇼핑 횟수는 주 1~2회에서 2~3회로 늘어났고 쇼핑 반경은 20~30마일에서 40마일로 넓어졌다. 월마트가 엄청난 쇼핑인구를 흡수하면서 도심 상권은 썰렁해졌다. 이로 인해 중소 자영 도소매업자들이 몰락하는 등 미국 유통산업의 판도가 재편됐다.

전통적인 쇼핑센터나 백화점이 월마트에 밀린 반면 베스트바이(전자제품), 토이저러스(장난감), 홈디포(가정용 건축자재.공구) 등 카테고리 킬러(전문점)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들은 제품의 전문성과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춰 월마트가 하지 못하는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중앙대 설봉식 교수는 "월마트가 들어서면 그 주변에 식당.영화관.서점 등이 차례로 들어와 새 상권을 만들었다"며 "월마트의 주변 상점들은 월마트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통 전문잡지 '스토어'는 "지난해 전문 소매점 상위 차트에 오른 의류 소매 전문점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의류.남성의류.일반 의류 중 한 가지 의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한다▶저가 또는 고가 브랜드 중 한 가지만 고집한다는 등이 틈새시장 공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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