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TV영화] EBS '애수'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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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 군인과 발레리나의 비극적 사랑

애수 (EBS 오후 2시)='한국인들이 뽑은 명작'같은 인기 설문에서 늘 1위에 오를 만큼 사랑받는 영화.

6.25전쟁 당시 임시 수도인 부산에서 처음 개봉해 눈물 바다를 이뤘다는 말이 전해진다. 2차 대전 중 참전한 장교와 발레리나의 비극적 사랑이 당시 관객들의 정서를 파고 들었기 때문일 터이다.

영화 속 배경을 제쳐놓더라도 멜로드라마적인 요소가 정교하게 배치돼 지금 관객들이 봐도 그다지 낡은 느낌은 주지 않을 듯 싶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이어 이 영화로 최고 배우의 자리를 확인한 비비안 리의 청초함과 로버트 테일러의 중후함은 '애수'를 말할 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다.

너무나 유명해 줄거리를 읊는다는 게 부질없지만, 안개가 짙게 낀 런던의 워털루 다리 위에서 쓸쓸한 표정의 영국 장교가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신문에서 애인의 전사(戰死) 사실을 확인하고 절망에 빠진 여주인공은 창녀로 전락하지만 애인은 정작 살아서 돌아온다.

감독 마빈 르로이. 1940년작. 원제 The Waterloo Bridge. ★★★★

*** 열차 탈취하고 돈 요구

언더 시즈2 (SBS 밤 10시50분)='해양판 다이하드'로 불린 '언더 시즈'의 속편. 광적인 천재 과학자와 전직 특수요원의 대결을 그린 액션물. 과학자 트래비스(에릭 보고시안)는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 그랜드 콘티넨탈을 탈취한 후 컴퓨터 센터로 만든다. 최첨단 기술로 전투용 인공위성을 장악한 그는 미국 정부에 10억 달러를 요구한다. 감독 제프 머피. 1995년작. 원제 Under Siege 2.★★★

*** 공산주의자 색출 특명

골든 게이트 (KBS1 밤 11시20분)=아이디어나 캐스팅은 좋았지만 감독의 연출이 뒤를 받치지 못해 옆길로 샜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카시 선풍이 일던 1952년. 법대를 갓 졸업한 케빈(맷 딜런)은 FBI요원이 돼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차이나타운에 혐의자가 있다는 정보를 들은 케빈은 동료 론(브루노 컬비)과 함께 현지에 잠입한다. 감독 존 매든. 1994년작. 원제 Golden Gate.★★★

*** 반담의 액션 연기 볼만

라이언하트 (MBC 밤 12시25분)=장 클로드 반담이 최고의 액션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한 작품. 북아프리카 외인부대에서 근무하던 리옹(반담)은 로스앤젤레스의 형수로부터 형이 마약거래 중 온몸에 화상을 입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상관은 휴가를 허락하지 않고 명령에 불복한다는 이유로 감금당한다. 감독 셀던 레티치. 1990년작. 원제 Lionheart.★★☆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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