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박정희가 제일 나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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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자택을 예방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10일 “쿠데타한 세력이 가장 나쁘다. 박정희가 제일 나쁘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임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자신이 국회의원직을 제명당한 경험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괴롭힌 얘기를 국민들은 다 잊은 것 같다”며 “박정희가 (재임) 18년간 긴급조치를 다섯 번 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곤 “내가 (1979년) 10월 4일 (국회의원에서) 제명돼 10월 16일 부마항쟁이 벌어지고, 10월 26일에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의해 죽었다”며 “(제명안) 날치기를 한 걸 보면 박정희가 죽으려고 별짓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간 공개석상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2월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 간담회에서는 “독재자” “유신의 본당”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10·26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서거 순간을 자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YS는 이날 80년대 자신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김 원내대표에게 “ 무엇보다 다수결 원칙이 살아나야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다”며 “여당도 양보해야 하지만 야당도 다수를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6·2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서울·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이길 것”이라며 “원래 중간선거는 여당이 패배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는 덕담도 건넸다. 그러면서 “크게 이겨서 이 기세로 2년 후의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글=허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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