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가십란(?)에 오른 우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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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골프 황제로 불리며 스포츠란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타이거 우즈가 사생활 문제로 가십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가 오르내린 ‘스포츠란’과 ‘가십란’은 어법에 맞는 말일까?

‘스포츠난’과 ‘가십난’으로 바뤄야 한다. 외래어 ‘스포츠(sports), 가십(gossip)’ 뒤에 신문·잡지의 지면에 글·그림 등을 싣기 위해 마련한 자리를 뜻하는 한자어 ‘欄’이 온 경우다. ‘欄’의 본음은 ‘란’이지만 이때는 ‘난’으로 써야 한다. 앞말이 고유어·외래어 명사일 땐 ‘난’으로 표기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고유어·외래어 뒤에서의 ‘欄’은 하나의 독립된 단어로 보고 두음법칙을 적용해 ‘난’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어린이란, 알림란’도 이 규정에 따라 ‘어린이난, 알림난’으로 적는 게 바르다. ‘어린이, 알림’이 토박이말이어서다.

그러면 ‘독자(讀者), 부고(訃告), 광고(廣告)’ 뒤에 ‘欄’이 오면 어떻게 표기할까? ‘欄’이 한자어 명사와 결합할 경우에는 원래 음대로 ‘독자란, 부고란, 광고란’으로 쓰면 된다. 한자어 뒤에서의 ‘欄’은 독립성을 띠지 않고 접미사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본음대로 적는 것이다.

“독자 투고를 싣는 난”처럼 ‘欄’이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을 적용해 ‘난’으로 표기한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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