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은 휴가도 못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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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사진)의원은 24일 '차라리 저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주문하십시오'라는 성명을 냈다.

다소 격하고 울분에 찬 어조로 작성된 성명은 검찰 간부와의 제주 휴가 동행문제 및 한나라당의 공격에 대한 金의원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 성명 요지="10.25 재.보선을 노린 24일의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의 것보다 더 추악하고 더러운 성명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이것이 대권을 잡겠다는 이회창 총재의 입인지 믿어지지 않는다.

저를 '시정잡배''제2의 이강석'이라고까지 표현한 권철현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 볼 때 재치있고 똑똑한 앵무새인지 모르지만, 말은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인간이 되라고 충고하고 싶다.

(대검 공안부장과 제주도 휴가 때 함께 있었다는 문제와 관련)같은 날 내려가지도 않았고, 숙소도 달랐지만 굳이 해명하고 싶은 의욕을 느끼지 않았다. 오는 비행기편은 원래 달랐지만 조정해 같은 비행기편으로 왔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고 부인.딸끼리도 잘 아는 검사와 설사 휴가를 같이 갔다 해도 뭐가 문제이며 같은 비행기를 탔으면 어떻고, 숙소가 같았으면 어떠냐.

대통령의 아들은 휴가도 가지 말고 비행기 탈 때는 의혹살 만한 사람은 타지 말라고 광고내고, 공항에는 일방적으로 인사 나오지 말라고 4천5백만 국민에게 고해야 하느냐.

◇ 오전 해명=이에 앞서 金의원은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을 통해 "박종렬 부장검사와는 미리 휴가계획을 세우고 동행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휴가지에서 우연히 만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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