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불편" 춘천 전자화폐 시민들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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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 춘천시가 전자화폐(K-Cash)를 도입했으나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해 9월 금융결제원,삼성SDS,한국통신,미래시티닷컴과 협약을 맺고 전자화폐를 도입한후 11월 카드 발급 및 단말기 설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카드 발급 및 단말기 설치가 시작된지 11개월이 되도록 발급된 카드는 3백50여매에 불과하다.또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은 1백70여개 업소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당초 춘천시과 협약업체들이 목표로 했던 카드 발급 10만매,단말기 설치 7천여개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이다.시내버스에도 1백34대의 단말기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시범 운영을 위해 3대만 설치됐을 뿐 회사와 협의가 안돼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전자화폐 발급 및 단말기 설치사업이 부진한 것은 홍보가 미흡한데다 시민들의 호응이 적기 때문이다.

전자화폐는 50만원 한도까지 충전,현금과 신용카드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지만 은행에서 충전해야 하는 등 불편한데다 신용카드와 달리 결제도 바로 이뤄져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와함께 소액대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버스 등에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이유다.전자화폐 발급이 부진하자 단말기를 설치하는 업소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말 단말기를 설치한 B업소 관계자는 “단말기를 설치했던 초기에는 공무원들이 몇번 전자화폐를 사용했으나 올해들어서는 이를 사용하는 시민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초기단계로 전자화폐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온라인 충전 스시템 도입 등 불편함을 개선하겠다”며 “우선 버스에 단말기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전자화폐 기능을 합친 공무원증을 도입하는 등 전자화폐 이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전자화폐인 드림카드(A-Cash)를 도입,지난 6월부터 상용화한 원주시는 학생 1만1천매를 포함,2만2천매의 카드를 발매했다.시내버스 1백92대와 유통점 80개소에 단말기를 설치했다.

또 한라대 학생 1천5백명에게 전자화폐 기능을 더한 학생증도 발급하고 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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